클라우드를 처음 배우면 "Multi-AZ는 고가용성, Multi-Region은 재해 복구"라는 한 줄 공식을 외우게 된다. 하지만 이 공식은 결과만 말할 뿐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. 왜 AWS는 하나의 리전 안에 굳이 여러 개의 가용 영역(Availability Zone)을 두고, 또 왜 그 가용 영역들 사이의 거리를 "충분히 멀되 너무 멀지는 않게" 설계했을까. 이 질문의 답에는 분산 시스템의 가장 근본적인 트레이드오프 — 물리적 거리와 데이터 일관성과 장애 격리는 동시에 최적화할 수 없다 — 가 숨어 있다.
AZ는 서로 독립된 전력·냉각·네트워크를 가진 하나 이상의 데이터센터 묶음이다. 같은 리전 안의 AZ들은 보통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, 이 거리는 우연이 아니라 정밀하게 계산된 값이다. 너무 가까우면(같은 건물, 같은 변전소) 화재·정전·홍수가 두 AZ를 동시에 덮쳐 격리가 무의미해진다. 반대로 너무 멀면 AZ 간 광케이블 왕복 지연(round-trip latency)이 커져서 RDS Multi-AZ 같은 **동기 복제(synchronous replication)**가 쓰기 성능을 갉아먹는다. 빛은 광섬유 안에서 1km당 약 5마이크로초가 걸리므로, 100km 떨어진 AZ는 왕복만 1ms가 더 붙는다. AWS는 이 둘 사이에서 "한 재난이 두 AZ를 동시에 치지 못할 만큼 멀되, 동기 복제가 견딜 만큼 가까운" 거리를 골랐다